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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주의 철학과 AI 시대의 인간 : “기계는 나를 대체할 수 있는가?”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묻다

고물상인 2025. 6. 3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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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존주의 철학의 탄생 배경

19세기 후반, 서구 문명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산업혁명, 도시화, 종교의 쇠퇴, 과학 기술의 비약적 발전은 인간 존재를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누구인가?”, “왜 살아야 하는가?”, **“신은 존재하는가?”**와 같은 본질적 질문이 다시 부상하였다. 이러한 질문들에 응답한 철학이 바로 실존주의이다.

실존주의는 이성과 보편성을 강조한 근대 계몽주의 철학에 반기를 들었다. 인간은 단순한 ‘이성적 동물’이 아니라, 고독하고 불안하며, 죽음을 인식하는 유일한 존재라는 점에서 기존 철학의 인간관을 전복하였다.




2. 주요 사상가와 이론

2.1. 키에르케고르 (Søren Kierkegaard)

덴마크의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실존주의의 창시자로 평가된다. 그는 **“진리는 주관성이다”**라는 말을 통해 객관적 진리보다 개인의 내면적 체험을 중시했다. 그는 인간 존재를 절망과 불안으로부터 출발하는 존재로 이해했다.

2.2. 프리드리히 니체 (Friedrich Nietzsche)

니체는 신의 죽음을 선언하며, 기존 도덕과 종교 체계의 붕괴를 예고했다. 그는 인간이 기존 질서에 복종하는 수동적 존재에서 벗어나 **‘초인(Übermensch)’**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2.3. 마르틴 하이데거 (Martin Heidegger)

《존재와 시간》을 통해 인간을 **‘현존재(Dasein)’**로 정의한 하이데거는 인간이 ‘세계-내-존재’라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인간은 세계에 던져진 존재이며, 죽음을 자각함으로써 비로소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2.4. 장 폴 사르트르 (Jean-Paul Sartre)

사르트르는 실존주의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킨 철학자이다. 그의 가장 유명한 말은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이다. 인간은 태어날 때 아무 의미도 없으며, 자신의 행위를 통해 스스로를 창조하는 존재로 본다.



3. 실존주의의 핵심 개념

3.1.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

인간은 특정한 목적이나 본질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선택과 실천을 통해 자신의 의미를 만들어간다.

3.2. 불안과 절망

실존주의는 불안을 회피할 대상이 아니라 마주해야 할 실존의 조건으로 본다. 이는 인간이 자유롭고,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감정이다.

3.3. 자유와 책임

실존주의는 인간을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존재로 전제한다. 그러나 이 자유는 동시에 자신의 행위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요구한다. 자유는 축복이자 형벌이다.

3.4. 타인과의 관계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하였으나, 이는 타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내가 객체화되는 구조를 비판한 것이다. 실존은 항상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된다.



4. AI 시대와 실존주의

4.1. AI와 주체의 위기

AI는 점점 더 많은 판단을 ‘대신’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우리의 취향을 분석하고, 결정하고, 추천하며, 때로는 의사결정권 자체를 박탈하기도 한다. 실존주의는 이 흐름 속에서 인간이 **“나 스스로 선택하고 판단하고 책임지는 존재”**임을 다시금 자각하라고 말한다.

4.2. 인간의 고유성은 무엇인가

AI는 언어를 생성하고 예술을 창작하며, 인간보다 더 정확한 예측을 한다. 그렇다면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은 무엇인가?
실존주의는 인간의 고유성을 **“불완전함을 인식하고, 의미를 창조하며, 불안 속에서 실천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찾는다.



5. 존재의 위기와 자유의 역설

5.1. 기계가 대신하는 삶

우리는 스마트폰이 제시하는 삶의 경로를 그대로 따르며 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국 자유의 포기이며, 주체의 사라짐을 의미한다. 실존주의는 이 위기를 경고한다.

5.2. 선택은 고통이다

AI가 대신 판단해주기에 우리는 편안하다. 그러나 실존주의는 묻는다. “그 선택은 진정 당신의 것인가?” 선택은 고통스럽지만, 그 고통 속에서만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6. 인간 중심성의 재해석

6.1. 포스트휴머니즘과 실존주의

포스트휴머니즘은 인간 중심주의를 비판하며 기계, 동물, 생태계 등 비인간적 존재와의 관계 재정립을 시도한다. 실존주의는 이러한 흐름과도 연결되며, **“인간은 특권적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존재를 물어야 하는 존재”**임을 강조한다.

6.2. 기술 의존과 주체성의 붕괴

AI가 발전할수록 인간은 도구에 의존하며 주체성을 상실해간다. 하이데거가 말한 기술의 본질은 단순한 수단이 아닌, 인간 존재 방식 자체를 재구성하는 것임을 상기해야 한다.



7. 결론: 우리는 여전히 실존해야 하는가?

AI 시대에도 인간은 여전히 실존해야 한다.

  • 기술은 편리함을 주지만, 인간의 실존적 질문은 기술로 대체되지 않는다. 실존주의는 인간이 불확실성 속에서 의미를 창조하고, 책임을 지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 주체성, 자유, 불안, 선택의 문제는 더욱 복잡해졌지만, 그만큼 실존주의는 다시금 우리 곁에 가까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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